“자몽살구클럽” 저는 이 책을 처음 집어든 순간부터 단순한 청춘소설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밝고 유쾌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지만, 페이지를 넘기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무게와 진심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고민하는 청춘 네 명이 서로를 살리기 위해 만든 작은 모임의 이야기입니다. 각자의 환경과 사정은 다르지만, 그들이 주고받는 약속과 시간은 놀라울 만큼 진지하고 절실합니다.
읽는 내내 저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으며, 때로는 마음이 무겁고 먹먹해졌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소설을 읽는 경험을 넘어, 제 삶과 주변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며 제 자신의 삶을 사색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자몽살구클럽”을 읽으며 느낀 점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의 힘을 처음 읽는 독자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죽음을 생각했던 네 명의 청춘이 서로의 21일을 지켜주기로 약속하며 시작됩니다. 21일이라는 시간은 그저 숫자가 아닌, 그것은 서로를 살리는 마법 같은 여유이자, 버텨내기 위한 작은 의식이고, 다시 살아가겠다는 용기라는 것을 읽은 내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짧고도 긴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거울이 되고, 거울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혹은 우리 마음속에서 이미 진행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본 도서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몽살구클럽이 되어야 하고, 동시에 누군가에게서 그 역할을 건네받아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첫 번째 소설 손바닥만 한 작고 가벼운 책 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 “굳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나?”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전하는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탐독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자몽살구클럽 소개 및 배경
“자몽살구클럽”은 2025년 7월, 싱어송라이터이자 국문학 전공자인 한로로가 세상에 내놓은 첫 소설입니다. 출간 직후, 책과 함께 발표된 동명의 EP 앨범이 더해져 하나의 문학-음악 복합 예술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로로는 음악으로만은 다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와 감정을 소설 속에 풀어내며, 독자에게 한 장르를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녀가 이 작품을 통해 다루는 주제는 무겁습니다. 죽음을 앞둔 청춘,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서로를 살리기 위한 연대. 하지만 이 무거움을 한로로는 담담하고 시적인 문체로 담아내어, 독자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느끼게 만듭니다.
자몽살구클럽은 단순히 만들어진 허구가 아니라, 현실 속 청춘들의 고통과 결핍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처럼 읽힙니다. 그래서인지 독자는 읽는 내내 “이건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라는 강한 공명감을 느끼게 됩니다.
2. 줄거리 개요
자몽살구클럽의 무대는 특별할 것 없는 한 여중 근처입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네 명의 소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이미 마음속에서 삶의 끈을 놓아버린 상태입니다. 어쩌면 내 주변에 있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소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극단적인 결심을 잠시 미루기 위해 비밀 모임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 모임의 이름이 바로 자몽살구클럽입니다. 이 클럽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한 사람씩 순서를 정해 21일 동안은 절대 죽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다른 멤버들은 그 사람을 지켜주고, 웃게 만들고, 살아 있게 하는 것.
이 짧지만 무거운 21일은 네 명의 소녀들을 변화시킵니다. 어떤 이는 그 시간을 기적처럼 버티고, 어떤 이는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남겨짐과 이별의 반복 속에서, 아이들은 비로소 ‘살아간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깨닫습니다.

3. 각각의 인물과 그들의 내면세계
3-1. 보현 —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
보현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소녀입니다. 하지만 병든 어머니와 경제적 어려움이 그녀의 앞길을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몽살구클럽 속에서 보현은 자신의 작은 이야기를 꺼내고, USB 속 ‘바다와 토마토’라는 짧은 영상을 통해 꿈의 조각을 세상에 나타내 보여 줍니다.
그 영상은 단순한 취미가 아닌, 그녀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심장이자 희망인 것입니다. 바다처럼 깊고 넓은 꿈, 그러나 토마토처럼 쉽게 으깨질 수 있는 나약한 현실. 그 대비가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를 더 강하게 각인시킵니다.
3-2. 태수 — 강함 뒤의 부서짐
태수는 전교 회장에,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리더로서, 겉으로 보기엔 완벽하지만, 그 완벽함은 오히려 무거운 족쇄였습니다. 부모님의 기대, 학교에서의 책임, 그리고 스스로의 이상이 그를 점점 옥죄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유예 기간 중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옥상 난간을 넘어서는 그 순간, 자몽살구클럽의 균열은 깊어지고, 남겨진 친구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3. 유민 — 남겨진 자의 무게
태수가 떠난 후, 유민은 다음 유예 기간을 맡게 됩니다. 그녀는 살아남는 것이 반드시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태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팁니다.
유민의 삶은 화려한 극복이 아니라, 조용하고 단단한 버팀목입니다. 그 조용함이 오히려 이 책을 읽는 이에게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살아내는 것’의 무게가 이렇게 깊을 수 있다는 걸, 그녀의 시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3-4. 소하 — “살구 싶다”라는 마지막 외침
마지막 유예 기간은 소하의 차례였습니다.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고,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한 듯한 삶을 살아온 소하는 스스로를 ‘죽어야 하는 존재’라고 단정을 짖는 소녀였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에서 그녀는 “살구 싶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살구 싶다”그 외침은 절망 속에서도 놓지 않는 생의 끈이자,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캣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참 동안 제 자신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쳐 울렸습니다.

4. 자몽살구클럽의 주제와 메시지
자몽살구클럽은 결국 연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서의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닌, “네가 사는 동안 나는 네 곁에 있겠다”는 단순한 약속입니다. 이 약속은 때로는 밥 한 끼, 웃음 한 번, 메시지 한 줄처럼 작게 구현됩니다. 하지만 그 작음이야말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는 삶에 소망이 된다는 것을 읽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살고 싶다’는 말이 얼마나 용감한 고백인지 일깨워 주었습니다. 죽음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보다, 삶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더 어려운 순간이 있다는 것을요.
5. 음악과의 연계
자몽살구클럽은 동명의 EP 앨범과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EP 앨범의 각 곡은 소설 속 이야기와 감정을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특별히 저의 경우는 ‘도망’, ‘살구싶다’ 같은 곡은 특정 인물의 심리를 음악으로 옮긴 듯 들렸습니다.
책을 읽으며 음악을 함께 들으면, 마치 활자와 멜로디가 서로의 색을 바꿔가며 깊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몽살구클럽의 음악은 소설의 감정을 다른 빛깔로 물들이고, 소설은 음악 속 울림을 더 단단하게 만든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 독자 반응과 사회적 의미
이 작품은 단순히 청춘소설로 소비되지 않을 듯싶습니다. 어느 독자들은 “쉽게 읽히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다”는 평을 남긴다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요. 저자의 음악과 문학을 결합한 시도는 한국 대중문화 속에서 보기 드문 형식이었기에,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도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청소년 독자와 젊은 세대는 자몽살구클럽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품었습니다. 어떤 이는 “이 책 덕분에 내 주변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라고 고백했고, 또 다른 이는 “살고 싶다”는 말을 생애 처음, 조심스럽게 입 밖으로 내뱉었다는 댓글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살고 싶다” 그 한마디는 마치 오랜 겨울을 지나 피어오른 첫 꽃봉오리처럼, 작고 연약하지만 분명한 생의 신호로 세상에 울려 펴질 날을 기대하고 있을 줄 모릅니다.

7. 마무리 — 자몽과 살구 사이의 빛
자몽과 살구는 서로 다른 맛과 색을 지닌 과일입니다. 본 소설 속 인물들도 그러했습니다. 각기 다른 상처와 배경을 품었지만, 함께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서로의 어깨에 기대는 모습 속에서, 그동안의 나의 삶을 사색해 보게 되었습니다.
자몽살구클럽은 누군가의 마지막 21일을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일이 얼마나 깊고 고요한 사랑인지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서로를 살리는 가장 단단한 힘임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EP의 모든 곡을 차례로 들으며,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제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올랐습니다. 그리고 문득, 나의 삶 속에서 혹시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 순간, 주일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정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을 건네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혹시 오늘, 우리 주변에도 그 21일이 절실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여러분이 그 사람의 자몽살구클럽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그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작은 손길과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다시 살아가고 싶은 이유가 될지도 모르니까요.